日, 메르스 상륙도 안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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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연일 점검회의… 대응책 마련 한국보다 더 분주
‘4시간만에 진단’ 새 검사법 개발… 9만원짜리 마스크 불티나게 팔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을 공식으로 확인하지 않은 일본이 이웃 나라 사태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연일 대응책을 점검하고 있다. 이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진 한국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은 메르스가 유입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면서 대응책을 연일 내놓으며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립감염증연구소는 최근 메르스 상륙을 대비해 새 검사법을 도입했다. 일본은 지방 등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지정 병원에서 검체를 채취해 연구소로 보내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최근 민간기업의 특허를 활용해 30분 만에 바이러스 유무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신문은 “검사 대상에서 검체를 채취했을 때부터 계산하면 4시간 만에 결과를 알 수 있는데, 이는 기존 방법보다 1시간 반가량 빠른 것”이라고 전했다. 검진 결과가 빨리 전달되면 그만큼 빨리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복잡한 온도 관리가 필요했던 기존 방법과 달리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본의 지방정부 중에도 대비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도쿄(東京)도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전문 설비를 갖춘 감염증 전용 구급차를 올해 안에 2대 배치하기로 했다. 미야기(宮城) 현은 이달 24일 도호쿠(東北)대와 함께 의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메르스 관련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매일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대응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일본 국민들을 위해서는 최근 가쿠 고키(加來浩器) 일본 방위의과대 교수를 서울과 부산에 보내 대처 방법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국민들이 너무 과민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일본에서 1개에 1만 엔(약 9만 원)가량인 고가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아이치(愛知) 현 도요하시(豊橋) 시의 중소기업인 ‘구레바’는 바이러스에 특화된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20일 사이 주문량이 10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마스크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와카미 겐타(川上憲太) 일본 핸드볼협회 전무이사는 이달 25일부터 인천에서 열리는 16세 이하 여자배구 한일 교류대회에 선수단 파견을 연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소니는 직원들에게 한국 출장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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