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눈물, 세계를 적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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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렌즈에도 살려달라 두손 든 네살 소녀

BBC 캡처
BBC 캡처
카메라가 총인 줄 알고는 떨리는 눈망울로 렌즈를 바라보며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린 네 살배기 시리아 난민 소녀의 사진(사진)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시리아 아이들의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이 사진은 지난주부터 일주일간 영어권 누리꾼 사이에서 1만1000번 리트윗됐다. 댓글도 1000개가 넘는다. ‘이 사진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프다’, ‘인간애(Humanity)는 죽었다’….

이를 두고 조작된 사진이라는 말이 나돌자 이 사진을 찍은 터키 사진기자 오스만 사으를르 씨가 직접 사연을 밝혔다.

사으를르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 시리아의 아트메 난민 캠프에서 찍었다. 남자 아이같이 보이지만 이 아이는 후데아라는 네 살 소녀”라고 설명했다.

사진 속 아이 후데아는 엄마, 두 형제와 함께 터키 국경에서 난민 캠프까지 10km를 걸어왔다고 한다. 아이의 고향은 시리아 중부 도시 하마로, 난민 캠프로부터 150km나 떨어져 있다. 터키 국경과 가까운 아트메 난민 캠프에는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시리아 실향민 7만여 명이 모여 살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이제 4년째에 접어들었다.

사으를르 씨는 “망원렌즈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소녀가 카메라를 총이라 생각했다는 것을 사진을 찍고 나서야 알았다. 사진을 보니 소녀가 입술을 깨물곤 살려달라고 손을 번쩍 들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진 한 장에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숨김없이 투영돼 난민들이 겪는 비극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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