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교 대표 이충헌 정협의원 “中, 화교 대표들에 배울 점 물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5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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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중 우호 관계가 좋아져 중국 정부도 더욱 한국 내 화교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100여 년 한국 화교 역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 화교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한국 내 화교 대표로는 처음으로 중국의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선출돼 베이징(北京)에 온 이충헌(李忠憲) 한성화교협회 회장(59)은 3일 정협 개막식 뒤 이렇게 말했다.

올해 정협 위원 2227명 중에는 해외 화교 6000여만 명을 대표해 27개국에서 40명이 선발됐으며 이 회장은 한국 내 2만2000여명의 화교를 대표해 선출됐다. 이 회장은 서울의 중국 음식점 ‘동보성’의 사장이다. 또 한중 무역업도 병행하고 있다.

산둥(山東) 성 룽커우(龍口)가 조부의 고향인 이 회장은 중국 지방정부 중 산둥 성과 옌타이(烟台) 시의 정협 위원을 맡게 됐다. 정협 위원에 국내 화교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오랫동안 여러 사업을 통해 한중 양국 간 우호 협력에 기여한 점도 있겠지만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한 중국대사관 추천을 거쳐 지난해 12월 정협 위원으로 선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에서 ‘화교 4대’를 이어가고 있는 이 회장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양회 기간 중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화교가 중국을 들어올 때 발부되는 ‘화교 여행증’은 2년 마다 갱신해야 해 번거롭고 매번 신분증 번호가 바뀌는 점, 중국에서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고 있는 점 등을 개선하고 화교 자녀의 중국 대학 입학 시 별도 정원을 마련해 줄 것도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화교 대표들은 국무원 외교부 등과 잇따라 회의를 갖고 있으며 중국 측은 화교 대표들에게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중국이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 등을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화교 대표의 경험을 중국의 자산으로 삼으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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