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알고 보니 ‘절세 꼼수의 귀재?’…버핏의 두얼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5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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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알고 보니 ‘절세 꼼수의 귀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버핏이 법인세 납부를 마감일까지 최대한 미뤄 세금으로 낼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해 더 큰 부를 축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납부를 미룬 법인세는 지금까지 619억 달러(약 68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총 세액 79억 달러 중 49억만 내고 30억 달러는 납부를 미뤘다. 이는 현행 세율 기준 8년치 세금 총액과 맞먹는 액수로, FT는 “부자 증세를 주장해온 버핏 회장이 실제는 세금을 상습적이고 의도적으로 미뤄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철도나 전력 같은 인프라에 투자하면 세금 납부일을 연기해준다. 절세라는 당근을 내세워 인프라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다. 버핏은 이 점을 이용해 더 많은 투자금액을 확보한 것이다.

그는 또 태양광산업 등 에너지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2012년과 2013년 각각 2억 5800만 달러, 9억 1300만 달러 상당의 세금공제 혜택을 받았다. 배터리 사업인 듀라셀을 인수할 때에는 47억 달러의 프록터앤갬블스의 주식을 듀라셀 주식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피했다.

FT는 “납세 연기는 무이자 대출과 함께 버핏 회장의 투자 지렛대를 극대화하는 투자방법”이라고 꼬집었다. 버크셔의 주주인 휘트니 틸슨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버핏 회장은 영리하다. 부자 증세 발언과 별개로 세율을 가능한 낮추려는 기업의 노력은 위선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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