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의 ‘시골출신’ 아내, 알고보니 보석마니아? 공화당 당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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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멕시코 시골 출신 아내가 알고 보니 보석 마니아?’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잠룡으로 떠오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62)가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바로 그의 동갑내기 아내 콜롬바 부시 여사(사진)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플로리다 주의 보석점 ‘메이어’의 온라인 구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콜롬바 여사가 대출까지 해가며 수시로 고가의 보석과 시계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동안 히스패닉계 표심을 잡는데 일조해온 부시 아내의 ‘보석 사랑’이 알려지자 공화당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콜롬바 여사는 1995년부터 14년간 9만 달러(약 1억 원) 치의 보석과 명품 시계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오랜 단골 보석점에서 2800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귀걸이, 1800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 1100만 원짜리 불가리 다이아몬드 백금 팔찌 등을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5차례 대출까지 받았으며 300만 원 이상을 할인 받았다.

콜롬바 여사는 그간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편이 주지사로 있던 1999년닷새 간 파리 여행을 다녀오면서 세관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망신을 당한 뒤 은인자중해왔다. 당시 그는 파리에서 쇼핑한 옷과 보석(약 2100만 원 어치)에 대한 세관 신고를 하지 않아 벌금 4100달러를 물었다.

이후 그는 한 공식 행사장에서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이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소비욕을 주체할 순 없었다. 이번에 공개된 구매 내역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대출받은 돈으로 하루에 약 4700만 원 상당의 보석을 구입했다.

WP는 “유권자들은 후보는 물론 그 가족의 됨됨이나 씀씀이를 잣대로 후보의 서민에 대한 이해도를 추측한다”며 그간 지지도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전했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 의원은 44만 원짜리 헤어컷, 민주당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거액의 강연료,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부인 앤 여사는 55만 원짜리 셔츠, 미셸 오바마 여사는 55만 원자리 스니커즈로 구설에 올랐다. 부시 전 주지사의 재산은 2000년 당시 25억원이 넘고 연 수입은 2억 원에 달했다.

젭 부시의 대변인 크리스티 캠프벨은 “콜롬바 여사가 메이어 보석가게에서 대출을 통해 자주 물건을 샀지만 재정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메이어 측은 “고객 편의 차원에서 다양한 대출상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젭 부시 부부는 순애보적 사랑으로 유명하다. 부시 전 주지사는 18살 때 멕시코에서 영어 봉사활동을 하던 중 만난 콜롬바 여사에게 한 눈에 반해 3년 뒤 결혼했다. 부시 전 주지사가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되면 콜롬바 여사는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의 부인인 루이자 존슨 애덤스(영국 출신)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외국 출신 영부인이 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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