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쉬고 일 좀 하세요’ 대선주자 아들 둔 87세 상원 여비서 화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0일 17시 19분


미국 상원에는 종종 의원들에게 ‘그만 쉬고 일 좀 하세요’라고 혼내는 여자 비서가 한 명 있다. 바바라 미컬스키 상원의원(78·메릴랜드·민주)의 비서인 바바라 오말리 씨(87)가 그 주인공이다.

워싱턴 정가에서 ‘미시즈 오(Mrs.O)’로 불리는 그는 1986년부터 30년째 미컬스키 의원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그의 나이는 상원 의원실 비서들의 평균 나이(29세)보다 무려 58세나 많다. 월스트리저널(WSJ)은 9일(현지 시간) 오말리 씨가 자녀 6명, 손자손녀 21명, 증손 7명이 있는 사상 최초의 상원 여비서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제이 록펠러 전 상원의원은 “그녀는 아주 유쾌하면서도 터프하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 그녀와 많이 이야기했는데 대화가 너무 길어진다 싶으면 (나에게) ‘이제 사무실로 가서 일 좀 하세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오말리 씨의 아들이 누군지 알면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바로 민주당의 2016년 대선 예비주자 중 한 명인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다. 오말리 전 주지사는 미컬스키 의원의 선거전을 도와주다가 비서 자리가 하나 빈 사실을 알고 6남매를 다 키우고 ‘다시 취업 전선에 나서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던 어머니에게 새로운 도전을 권유했다.

워싱턴의 요즘 관심거리는 ‘오말리 여사가 아들의 대선 도전을 돕기 위해 30년 가까이 근무한 상원 의회를 떠날 것인가’이다. 오말리 전 주지사는 “(내 선거 때문에) 어머니의 경력을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어머니가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말리 씨는 “아들이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들 ‘모자(母子)연합’ 가능성의 가장 큰 변수는 미컬스키 의원이다. 미컬스키 의원은 “오말리 여사는 나에게 단순한 비서 이상의 존재다. (오말리 전 주지사는) 엄마에게 손 댈 생각하지 마라. 만약 어머니를 데려가려 한다면 나와의 큰 전투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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