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익 과세”… 오바마, 이번엔 대기업과 증세 전쟁

부형권특파원 입력 2015-02-03 03:00수정 2015-0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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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증세 이어 세제개편 추진… 보수언론 “로빈후드 세금” 비판
공화당 반대로 입법 불투명
신년 국정연설에서 부자 증세(고소득자의 자본이득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또다시 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산층 재건을 위한 비용 조달을 위해서는 결국 증세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증세 대상은 그동안 미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정부 간섭을 거의 받지 않아 온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글로벌 첨단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증세안 중 가장 강력한 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2016회계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다. 예산안은 총 4조 달러(약 4398조8000억 원)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2.5%에 해당하며 4740억 달러의 적자 예산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예산안에서 대기업들이 해외에 묻어둔 2조1000억 달러에 이르는 수익 유보금에 대해 14%의 일회성 세금, 일명 ‘이행세(transition tax)’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포함시켰다. 또 기업들이 앞으로 해외에서 거둬들일 수익에도 19% 세금을 매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거둔 세금 2380억 달러를 중산층 재건과 사회 기반시설 투자 프로젝트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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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MS, 제너럴일렉트릭(GE)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그동안 국외 수익을 본국으로 들여올 때 내는 35% 법인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서 번 돈을 조세 회피처에 쌓아두거나 외국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해왔다. 일부 기업은 외국 기업과 손잡고 아예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법인 자리바꿈(corporate inversion)’까지 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비(非)애국적 행태”라는 공격까지 받았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증세가 아니라 세제상의 허점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행세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이미 해외에 보유한 2조 달러에 대한 세금을 계속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내라는 뜻”이라며 “이행세를 낸 기업들은 국외 수익을 본국으로 들여올 때 35%의 법인세를 따로 물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당장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반기업 정책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 세출위원장은 이날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 내 소득 불평등이 악화된 건 ‘오바마노믹스(오바마 경제)’ 때문이었다. 부자들은 지금 잘하고 있다”며 “공화당도 세제 개혁을 위해 민주당과 타협점을 찾으려 하는 마당에 또 국외 수익 과세라는 증세안을 내놓음으로써 부자와 대기업을 공격하는 ‘시기(질투)의 경제학(envy economics)’을 추진하려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보수 언론도 “(부자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로빈 후드 세금” “좋은 상상만 하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오바마 경제는 (비현실적인) 피터팬 경제’”라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오바마#대기업#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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