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TV쇼 진행자, 배 속 아기 위해 암 치료 미루다 결국…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9시 03분


코멘트
사진=웨이보
사진=웨이보
임신한 중국의 한 TV프로그램 진행자가 태아를 위해 자신의 암 치료를 연기하다가 결국 출산 후 세상을 떠나 많은 이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중국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 TV 방송국에서 일하는 추위안양(Qiu Yuanyan)이 아들 니안니안(Niannian)을 출산한지 딱 100일 만인 지난 10일 2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안양은 지난해 같은 방송국 기자와 결혼식을 올렸고 지난 3월 첫 아이를 임신했다. 그러나 위안양은 임신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안 돼 병원으로부터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종양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화학요법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위안양은 낙태 후 암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배 속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항암 치료를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위안양의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됐고, 결국 위안양은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임신 7개월만에 몸무게 약 1.5kg의 아들을 출산했다.

그 후 위안양은 악성 종양 제거 수술과 함께 화학요법을 통한 치료를 약 20일 동안 받았지만 이미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진 상태여서 의료진도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었다.

결국 의료진은 위안양의 치료를 중단, 그가 집으로 돌아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가족과 평안히 보내도록 했다.

위안양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들의 100일 잔치를 가진 날 저녁 사랑스러운 아들과 남편을 남겨둔 채 영원히 눈을 감았다.

위안양의 남편은 장저우 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내는 자신보다 아이를 살리는 쪽을 선택했다. 아내는 삶의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며 “위안양은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조용히 내 아내와 아이를 위해 기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 아이와 위안양의 가족을 돌보는 일인 것 같다”라고 말해 보는 이의 눈시울이 붉어지게 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