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위협에… 소니, 김정은 암살 영화 개봉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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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에 굴복”… 500억원대 손실
美 “北 정찰총국이 해킹개입” 확인… 美단체 “영화DVD 北에 살포할것”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25일로 예정됐던 극장 개봉을 전격 취소했다. 제작사인 소니픽처스를 해킹했던 자칭 ‘평화의 수호자(GOP)’라는 단체가 “조만간 세계는 소니가 제작한 끔찍한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세계는 공포로 가득할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고 위협하자 제작사 측이 결국 굴복했다.

소니는 17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극장 대부분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한 점을 고려해 25일 예정됐던 개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소니는 직원과 관객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극장업체들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장 게린 소니 대변인은 ‘영화가 나중에라도 극장에서 개봉하느냐.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할 계획은 있느냐’는 질문에 “추가적인 개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영화 전문 매체들은 소니의 개봉 취소 결정으로 4100만∼5500만 달러(약 451억∼605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해커에 굴복했다”는 불명예도 짊어지게 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벤 스틸러, 스티브 커렐, 로브 로 등 배우들과 저드 애퍼토 감독은 소니와 극장들의 개봉 취소를 비판했다. 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로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두가 굴복했다. 해커들이 완전히 승리했다”고 비꼬았다.

이 같은 소니 해킹 공격의 배후에는 북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자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121국’이 소니사 해킹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미국의 인권단체인 ‘인권재단(HRF)’이 인터뷰의 DVD를 북한에 살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HRF가 한국의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손잡고 한국에서 ‘인터뷰’ DVD를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띄워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HRF의 토르 할보르센 대표는 이번 계획에 대해 “자유로운 사회의 인권단체로서 행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일은 전체주의 정권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에 필요한 자금은 HRF가 지원하고, DVD 살포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김지영 기자
#북한#소니#김정은 암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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