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산사태 사망-실종 87명… ‘피난권고’ 늑장 발령에 피해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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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廣島) 시 북부의 산사태로 8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애매한 피난 권고 기준으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22일 오후 11시 현재 산사태로 40명이 사망하고 47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상당수는 토사에 깔려 숨진 것으로 추정돼 사상 최대 피해를 냈던 2011년 9월 와카야마(和歌山) 현과 나라(奈良) 현 토사 재해(사망 49명, 행방불명 13명)보다 사태가 더 심각하다.

사고 현장에선 자위대와 경찰 등 3400여 명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간헐적으로 계속돼 작업 진척 속도가 느리다. 추가 산사태로 인한 피해도 우려돼 22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6만8813가구, 16만4108명에 피난 권고 또는 지시가 내려졌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이번 산사태의 피해 규모가 컸던 이유로 ‘피난 권고의 애매함’을 들었다.

20일 오전 3시 히로시마 2개 구에서 기준치를 넘는 호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향후 강수량 예측에 따라 (피난 권고를 할지) 대응한다’는 규정이 있어 시는 곧바로 피난 권고를 내리지 않았다. 1시간 뒤 강우량이 기준치의 배를 넘어서자 2개 구의 구청장이 나서 피난 권고를 발령했지만 이미 상당수 가옥이 토사에 파묻힌 뒤였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히로시마#산사태#아사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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