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도 나이지리아 소녀납치 규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테러일뿐… 이슬람 관용 어긋나”
보코하람, 국경인근 마을 습격… 주민 300명 무차별 학살 자행

“소녀들을 돌려달라” 나이지리아 납치 소녀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왼쪽)와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이 ‘우리의 소녀들을 돌려 달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 출처 미셸 오바마·말랄라 유사프자이 트위터
“소녀들을 돌려달라” 나이지리아 납치 소녀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왼쪽)와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이 ‘우리의 소녀들을 돌려 달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 출처 미셸 오바마·말랄라 유사프자이 트위터
나이지리아 테러단체 ‘보코하람’의 잇따른 테러가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이슬람 사회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무함마드 목타르 고마 이집트 종교장관은 7일 “보코하람의 행동은 오직 테러일 뿐 이슬람과는 관계가 없으며 특히 소녀들의 납치는 그렇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집트 카이로에 소재한 수니파 이슬람의 가장 권위 있는 교육기관인 알아자르대의 셰이크 아흐메드 엘 타예브 총장은 보코하람의 납치는 “이슬람의 관용의 원칙과 완전히 어긋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스트는 7일 “보코하람은 소녀들을 납치해 팔아넘기기 위해 부당하게 이슬람의 교시를 들먹이고 있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17)은 7일 영국 BBC를 통해 집단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들 구출에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012년 학교에 가던 중 탈레반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던 일을 언급한 뒤 “내 고향에서 벌어진 일과 똑같은 일이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피랍 여학생들에게 “우리가 함께 있으니 절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서방세계에서도 나이지리아 소녀 276명 피랍사건이 세계적 여성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7일 트위터에 ‘우리 소녀들을 돌려줘(#BringBackOurGirls)’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실종된 나이지리아 소녀들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글을 올렸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미 상원의 여성 의원 20명 등도 피랍 여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보코하람이 5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카메룬 국경 인근의 감보르 느갈라 마을을 습격해 30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는 다시금 경악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로 붐비던 시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산 채로 사람들을 불태워 죽였다.

보코하람의 만행이 극에 달하자 서방 국가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에 10명 규모의 대테러 전문 합동팀을 파견한 미국은 아부자 대사관을 경비하는 50명의 미군 병력도 대테러 작전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 역시 대테러 전문팀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자국의 인공위성을 활용해 여중생 구출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슬람#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보코하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