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도병 유서 “日軍, 국민 희생위에 영화 누려… 군부독주 허용한 국민도 책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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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발견

일본 군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어느 학도병의 유서 전체가 뒤늦게 밝혀졌다.

도쿄신문은 29일 교토제국대학 재학 중 학도병으로 차출됐다가 1946년 B급 전범으로 사형된 기무라 히사오(木村久夫·사형 당시 28세·사진)의 유서 내용을 모두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경위는 전하지 않았다.

기무라 히사오는 ‘철학통론’이라는 책 여백에 남긴 유서에서 일본 군부에 대해 “내가 예측한 대로 나라를 멸망시킨 놈들로 모든 허식을 벗겨보면 사욕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육군대장에 대해 “군인을 대표하는 자로, 그의 자살(미수)은 무엇인가.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게 일본 군인의 모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군인들이 누린 영화는 모두 국민들의 희생 위에서였다”며 “노동자 징병자 가족 집에는 아무것도 먹을 게 없어도 무슨 대장이라는 자들의 집에는 고기도 생선도 과자도 얼마든지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천황(일왕)의 명령이라는 것은 군벌의 명령이었다. 다만 이 명령에 안 따르는 자를 처벌할 때만 천황의 권력이라는 게 사용됐다”며 “군부의 폭주를 허용한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 군부#학도병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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