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노출 사진’ 올린 12세 딸 벨트로 매질한 母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4월 26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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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속옷 차림으로 외설적인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12세 딸을 훈계한다는 명목으로 벨트를 휘둘러 매질을 가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가정 내 체벌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트리니다드 남서부 포인트 포르틴의 한 가정집에서 네 자녀의 어머니 헬렌 바틀릿 씨가 매질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으로 흐느끼는 딸을 벨트로 때리는 모습을 담은 6분 분량의 영상이 20일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영상은 게재된 지 며칠 만에 4만3000회 이상 공유되면서 누리꾼들 의견이 어머니를 지지하는 입장과 아동학대로 보는 시각으로 갈리고 있다.

논란이 일자 23일 바틀릿 씨에게 체벌을 받은 딸과 이 소녀의 언니가 어머니를 변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또 다른 영상을 게재했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두 소녀는 자신들의 어머니가 10대의 임신이라든가 그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길 원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체벌을 받은 당사자인 12세 딸은 “엄마와 우리 가족을 부끄럽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하다. 엄마가 나를 매우 사랑하는 걸 알고 있고 나도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바틀릿 씨는 이번 주 현지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말 안 듣는 어린 딸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라면 “감옥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훈육 방식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린 딸이 잘못을 깨닫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촬영한 영상이 나쁜 의도로 비춰져서 유감이라고 답했다.

바틀릿 씨는 아이의 아버지이자 경찰인 남편이 집을 나간 뒤로 12세 딸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혼자서 딸 셋과 아들 하나를 양육하는 바틀릿 씨는 딸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상담도 받아보고 갖은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바틀릿 씨의 가혹한 매질은 12세 딸이 또래 남자아이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발단이 됐다. 남자아이가 자신의 딸에게 성관계를 하자고 꼬드기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읽은 바틀릿 씨는 딸아이의 페이스북에 들어갔고, 자신의 딸이 속옷 차림으로 외설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들을 발견했다.

바틀릿 씨는 자신의 딸이 예쁘고 똑똑하긴 하지만 자존감이 낮고 또래들에게 잘 휘둘린다고 생각한다. 그는 12세 딸이 이대로 계속 엇나가다가는 언젠가 임신한 상태로 집에 돌아오거나 길거리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라도 할까봐 두렵다고 했다.

이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며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는 바틀릿 씨의 체벌 수위가 지나친지 아닌지를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자메이카 옵서버 보도에 따르면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여성가족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부모들이 비물리적 형태의 훈육 방식을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김수경 동아닷컴 기자 cvg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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