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회담 실패땐… ‘팔’ 주민 250만명, 이스라엘에 떠맡길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아바스, 협상결렬 조짐에 폭탄선언

“평화회담이 실패하면 팔레스타인 정부를 해체해 주민 250만 명에 대한 책임을 이스라엘에 떠넘길 수도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2일 폭탄선언을 했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회담 시한(29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 결렬에 대비해 이스라엘을 비난한 것이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자신을 방문한 이스라엘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정부를 무력하게 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나는 이스라엘이 와서 팔레스타인 정부 권한을 대행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주도로 지난해 8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회담은 29일로 9개월 시한이 끝날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 간에 합의된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회담을 연장할 것이냐를 두고 논쟁할 뿐 중요 이슈를 다루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발발 이전의 팔레스타인 영토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회담 시한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 그동안 동분서주해온 케리 장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지난 1년 동안 케리 장관은 무려 10차례나 중동을 방문하는 등 평화회담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는 이달 들어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아바스 수반이 1일 15개 유엔기구와 조약에 가입 신청서를 내자 이스라엘이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평화협상 기간에 국제기구 가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팔레스타인이 어겼다면서 서안지구 정착주택 700채 추가 건설로 맞대응했다. 이스라엘은 또 지난해 7월 약속했던 팔레스타인 죄수 104명 석방 계획을 철회해 마지막 단계인 4차로 석방될 예정이던 26명은 풀려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인 파타와 하마스가 22일부터 가자지구에서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양측은 2007년 6월 하마스가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 자치정부의 보안군을 가자지구에서 내몬 뒤로 갈등을 빚어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동 평화회담#아바스#이스라엘#팔레스타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