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리낙마 국영기업 이사장 뒤에 허궈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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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룬그룹 부패에 장남 연루 의혹
저우융캉 이어… 시진핑이 조사지시

최근 부패 혐의가 드러나 해임된 국영 기업 화룬(華潤)그룹의 쑹린(宋林) 이사장(차관급)의 배후에 허궈창(賀國强)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콩 밍(明)보는 20일 쑹 전 이사장 조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중국 사정당국의 칼날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또 한 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겨눠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로써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집권 2기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대부분이 본인이나 가족 친인척 측근 등의 비리 또는 스캔들 혐의로 ‘반부패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는 형국이다.

화룬그룹 산하 화룬전력 등은 2010년 2월 ‘산시(山西) 성의 석탄왕’으로 알려진 거부 장신밍(張新明)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쑹 전 이사장은 이 계약 과정에서 원래 가격(70억 위안)보다 50억 위안을 더 주고 구매해 국가 자산을 낭비하고 일부를 착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허 전 상무위원의 큰아들 허진타오(賀錦濤)가 계약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밍보는 전했다. 미국의 중국권 뉴스매체 보쉰(博迅)은 쑹 전 이사장이 허진타오 덕분에 화룬그룹 이사장이 될 수 있었다면서 쑹 전 이사장이 그 대가로 허진타오에게 수천만 위안을 상납했다고 보도했다. 쑹 전 이사장은 올해 낙마한 일곱 번째 장차관급 관리다.

이에 앞서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 경제참고보의 왕원즈(王文志) 전문기자는 지난해 7월 쑹린의 비리와 독직을 실명으로 제보했으나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자 15일 다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실명 고발해 19일 해임됐다.

한편 올 1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시 주석과 후 전 주석의 매형 및 사촌 형제의 아들이 거액의 역외 자금 도피 및 탈세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뉴욕타임스(NYT)가 2012년 가족들의 3조 원대 축재설을 보도했다. 자칭린(賈慶林) 전 상무위원은 부인 린유팡(林幼芳)이 1990년대 100억 위안대 밀수사건에 연루돼 이혼했으며 류즈화(劉志華) 전 베이징(北京) 부시장 등 측근들도 줄줄이 비리로 낙마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화룬그룹#허궈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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