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는 ‘남의 집 잔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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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하지야, 독립국 지위 못받아… IOC 자격박탈 인도 ‘오륜기 입장’

2월 7일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올림픽 축제에 참가하지 못하는 국가와 선수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소치에서 40km가량 떨어져 있는 흑해 동쪽의 압하지야를 ‘신데렐라 국가’에 비유하며 출전하지 못하는 사연을 전했다. 압하지야는 1992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조지아와 독립 전쟁을 치렀다. 압하지야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조지아를 물리쳤고 조지아는 압하지야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친(親)러시아 성향의 주변국은 압하지야를 독립국으로 인정했지만 조지아는 여전히 압하지야를 ‘러시아에 점령당한 자국 영토’로 선언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는 압하지야를 조지아에 속한 자치공화국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 개최국인 러시아는 압하지야를 올림픽 출전국 이름에 올렸다.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아직 독립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압하지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으로 등록되지 않아 IOC로부터 참가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다. 조지아 소속으로는 출전할 수 있지만 압하지야 이름을 걸고는 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80달러(약 8만6000원)에 불과한 압하지야는 바로 옆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지만 테러 방지 등을 위해 소치 인근 주변국과의 국경이 봉쇄돼 경제적 혜택도 누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인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인도올림픽위원회 내부의 불법 선거를 이유로 인도가 IOC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한 뒤 아직 복권되지 않아 이번 올림픽에 인도 대표로 참가할 수 없다. 인도에서 이번 올림픽에 참가 자격이 있는 선수는 루지 종목의 시바 케샤반 등 4명. 개막식에 입장할 때는 오륜기를 들고 금메달을 따면 인도 국가(國歌) 대신에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케샤반은 “인도 국기 아래 행진할 수 없다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압하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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