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0일부터 핵개발 중단… 美 “자산동결 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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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핵협상’ 이행안 합의… 농축우라늄 제거-기반시설 해체
美는 6개월간 단계적 제재 해제… 2,3주 뒤 최종합의 협상 시작

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은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타결한 핵협상 잠정합의를 실행에 옮길 구체적인 방안을 12일 합의했다. 역사적인 제네바 합의를 최종 합의로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첫발을 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란은 20일부터 핵 프로그램 중단에 돌입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도 다음 달 1일부터 완화된다. 양측은 잠정합의 이후 제네바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수차례 실무협의를 열어 세부 이행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행안은 잠정합의 때 타결짓지 못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 시점을 20일로 규정했다. 이란은 이날부터 핵 무기화의 기준이 되는 5% 이상 우라늄 농축을 중단한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20% 농축 우라늄 비축분은 희석 및 제거 작업을 거친다. 이란은 새로운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없고 기존 원심분리기 가동은 중단한다. 농축 기반시설은 일부 해체된다. 이들 조치는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제대로 이행하는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한다. IAEA 사찰관들은 포르도와 나탄즈 핵시설 일일 사찰과 원심분리기 생산라인 접근이 허용된다. 사찰관들은 이행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매달 작성해 관련국에 전달한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이란이 해외 동결자산 42억 달러(약 4조4373억 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동결 자산은 이란의 의무 이행 정도에 따라 6개월 분할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해제된다. 1차분인 5억5000만 달러는 다음 달 1일 해제된다. 이란의 석유화학, 자동차산업, 금 거래, 인도적 물자 지원에 대한 일부 제재도 풀리기 때문에 제재 완화 효과는 총 70억 달러에 이른다고 미 고위관리는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란의 핵 포기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단계를 밟았다”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행 조치가 실행에 옮겨지는 6개월 동안 이란과 P5+1은 포괄적 합의를 만들기 위한 협상을 벌인다.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은 2, 3주 뒤에 시작한다고 이란 측 실무협상을 지휘한 아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교차관이 밝혔다.

하지만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의 타결에 적극적인 오바마 대통령조차 “쉽게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은 없다. 최대한 낙관적으로 봐도 타결 가능성은 50 대 50 정도”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장애물은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추진하는 추가 금융 제재다. 상원이 추진하는 이란 추가 제재안은 의원 100명 중 59명이 서명했을 정도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새 제재안이 통과되면 협상에 사망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은 협상을 위협하는 추가 제재를 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며 법안이 넘어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란 내 강경파의 반발, 이란이 요구하는 차세대 원심분리기 개발 허용도 최종 합의 타결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이란#핵개발 중단#제네바 핵협상#농축우라늄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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