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연준의장 인준 통과… 100년만에 첫 女수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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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취임… 시장신뢰확보 첫 과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자(사진)가 100년 연준 역사상 첫 여성 수장으로 인준을 통과했다.

미 연방 상원은 6일 전체 회의를 열어 옐런 지명자의 인준안을 재적 의원 100명 가운데 찬성 56표, 반대 26표로 가결했다. 인준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옐런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 벤 버냉키 현 의장의 뒤를 이어 내달 1일 정식 취임한다.

이날 미 동북부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당초 반대 의사를 밝혔던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일부 불참해 표결 때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옐런 지명자의 인준은 역대 의장 가운데 가장 근소한 차이로 가결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버냉키 의장과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등 역대 의장들의 인준안은 모두 찬성표를 70표 이상 얻었거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15대 미 연준 의장으로 4년간 중앙은행을 이끌게 되는 옐런 지명자는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승진한 첫 사례라는 기록도 세웠다. 또 1979년 취임한 폴 볼커 전 의장 이후 35년 만에 민주당 출신 의장으로 ‘세계 경제 대통령’의 역할을 맡는다. 남편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컬로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부부 경제학자인 점도 눈길을 끈다.

리처즈 트룸카 미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위원장은 성명에서 “여성의 지도층 진입을 오랫동안 막아왔던 유리 천장(직장 내 여성 차별)에 뚜렷하게 구멍을 내는 의미 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테리 오닐 전미여성기구(NOW) 의장은 “다른 여성들도 금융계의 최고위층에 올라갈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고 환영했다.

전문가들은 옐런 지명자가 양적완화 정책의 큰 틀을 함께 짰기 때문에 향후 통화금융정책에서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과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청문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양적완화에 익숙해진 투자자들과 시장에 두려움을 주지 않으면서 출구전략을 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랜디 크로츠너 시카고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의사소통”이라며 “버냉키처럼 연준의 방침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헷갈리지 않게 던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재닛 옐런#미국#연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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