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정치인 클린턴 컴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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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 20분간 ‘미국의 리더십’ 연설

“미국의 국무장관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무엇이,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9일 ‘미국을 위한 리더십’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다음 달 5일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20년 친구’ 테리 매컬리프를 위한 유세 연설에서였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청중석의 한 남성 지지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리더십”이라는 함성으로 화답했다.

버지니아 주 폴스처치 시청 근처 ‘스테이트 시어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매컬리프 지지 유세를 위해 마련됐으나 클린턴 전 장관 대선 후보 추대식을 연상시켰다.

오후 2시 50분경 매컬리프 후보가 클린턴 전 장관을 소개하자 청중은 “힐러리! 힐러리!”를 연호했다. 현장에 진을 친 미국 기자들은 20분 동안 이어진 그의 연설에서 ‘대선 출마 결심’이 나올지 귀를 기울였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패배 이후 5년 만에 장관이 아닌 정치인으로 국내 선거 행사에 연사로 나선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도 만족스러운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연방정부 잠정 폐쇄(셧다운)와 국가부도 위기 사태로 얼룩진 ‘워싱턴 정치’를 걱정하는 한편 매컬리프 후보가 여성 권리 신장에 앞장설 가장 합당한 후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이미지를 심으려는 노력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번 선거는 워싱턴의 분열 정치가 ‘상식과 합의’의 정치로 대체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진보하고 있음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이 위대한 실험을 납치(hijack)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후 1시에 문을 연 극장 주변은 축제 분위기였다. 행사는 오후 2시가 넘어 시작됐지만 더 좋은 자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보려는 지지자들이 정오부터 길게 줄을 섰다.

유세장에서 만난 세라 볼거 씨(여)는 “테리가 주지사가 되고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오늘 그녀와 직접 사진을 찍고 싶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버지니아 민주당 여성 코커스’ 소속 여성 당원 수백 명도 눈에 띄었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지원 유세는 젊은 여성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기획됐다고 매컬리프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참석자의 70% 이상은 여성이었고 단상에도 각계 여성 대표 2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매컬리프 후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20년 동안 개인적, 정치적 유대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날 클린턴 전 장관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최근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매컬리프 후보는 셧다운 사태로 공화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셧다운 순풍’을 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경쟁자인 공화당의 켄 쿠치넬리 후보를 10%포인트에 가까운 차로 앞서고 있다.

폴스처치=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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