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음과 함께 쇼핑객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팔다리를 타고 흐르는 피에 놀라기를 잠시. 순식간 온몸의 감각이 마비됐다. 몇 주 뒤 만날 예정이던 배 속 아기 걱정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프리카를 좀먹는 말라리아를 퇴치하겠다던 꿈도 꺾였다.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로 숨진 희생자 62명 중 상당수는 외국인이었다. 네덜란드 출신 엘리프 야부즈 박사(33·여)도 그중 한 명이다. 미 하버드대에서 말라리아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클린턴의료재단(CHAI)에서 말라리아 백신을 연구하던 그는 현장 연구를 위해 케냐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아프리카에서 친환경 건축 및 여행 사업을 하던 그의 호주 출신 남자친구 로스 랭던 씨(32)도 목숨을 잃었다.
이 밖에 가나의 유명 시인이자 전직 외교관인 코피 아우노르 씨(78), 2년간 나이로비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캐나다인 애너매리 데슬로저스 씨(29), 25년간 아프리카에서 근무한 페루 출신 유니세프 전 직원, 인도 어린이(9), 영국인 모녀 등도 테러로 희생됐다. AP통신은 영국인 사망자 6명을 비롯해 10여 개 국가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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