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대안 사립高, 대입수능서 전원 낙방-폐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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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주 당국 “교육 참사 조사”

독일 바이에른 주의 한 사립고등학교 졸업생 27명 전원이 최근 치러진 대입수학능력평가 필기시험에서 낙제했다. 학교는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독일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인 바이에른 주에서 보통 공립학교 학생의 97%, 사립학교 학생의 90% 이상이 대입수능시험인 아비투어에 합격한다. 그런데 2011년 슈타인푸르트 시에서 개교한 사립고교인 EPFOS 전교생 27명이 필기시험에서 낙제했다. 그중 2명은 구술시험을 통해 가까스로 구제됐다. 비싼 학비를 주는 사립학교에서 벌어진 이 사태를 두고 독일 언론은 ‘교육 대참사’라며 원인 찾기에 나섰다.

바이에른 주 교육당국도 이 학교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다. 루드비히 웅거 교육부 대변인은 “학교 측이 총체적으로 학사관리에 실패했다”며 “EPFOS는 8월 말 시작하는 새 학년도 수업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의 웹사이트에는 “가족 같은 분위기, 소규모 학급, 열정적인 교사. 불안과 과로로부터 해방된 수업(Lernen-frei von Angst und ¨Uberforderung)”이라는 홍보문구가 적혀 있다. 한 달에 140유로(약 21만 원)의 수업료를 받는 이 학교는 ‘경제를 전문으로 하는 첫 사립고’를 표방했지만, 한 명도 경제, 수학, 기술 과목에서 낙제를 면치 못했다. 이 학교는 장기결석도 문제 삼지 않았다. 실제로 학생의 10% 이상이 수업에 불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측은 졸업생들에게 등록금을 받지 않고 12학년(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을 재수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 대부분은 인근 공립학교로 전학 가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27명의 학생 중 15명이 전입시험에서 공립학교 12학년에 입학할 수 있는 점수(3.5점)를 얻지 못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대안 사립학교#대입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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