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수단 대변인 “이집트 군인들도 우리의 형제… 무장봉기로 맞서지는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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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르시 지지기반 자유정의당 무함마드 수단 대변인 전화 인터뷰

“학살이 자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

이집트 자유정의당(FJP)의 무함마드 수단 대변인(사진)은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이집트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를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FJP는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정당으로, 이집트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지지해왔다. 수단 대변인과의 전화인터뷰는 ‘현지 상황을 자세히 알고 싶다’는 e메일 인터뷰 요청을 보낸 지 나흘 만인 12일 새벽과 14일 밤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각에서 군사쿠데타로 강제 하야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무장봉기에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위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이집트 군인들도 우리의 친구, 형제고 아버지가 아닌가. 따라서 그럴 가능성은 없다.”

―미국과 독일 정부가 무르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했는데….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임시정부에 대한) 원조 중단과 외교 단절을 선언해야 한다. 미국 헌법정신에도 위배되는 쿠데타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최근 유혈사태에 대해 이집트군은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무장시위대가 먼저 공격해 군의 발포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새벽기도를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갑자기 경찰과 군인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엄연한 학살이다. 부녀자들에 대한 강간도 있었다.”

유혈사태는 8일 무르시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카이로 외곽 공화국수비대 앞에서 새벽기도를 겸한 시위를 하던 도중에 일어났다. 반(反)군부 시위대는 군이 갑자기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집트군은 무장 테러리스트가 먼저 발포해 군인 2명이 숨졌다면서 사태의 책임이 시위대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집트 임시정부가 제안한 과도내각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안다. 혼란스러운 정국 수습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무르시는 52% 이집트인의 지지를 받고 합법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무르시의 복권만이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다. 그런 뒤에야 다양한 세력과 정권 안정을 위해 협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 검찰은 무슬림형제단과 FJP 관계자들을 속속 체포 기소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역시 매 순간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 한 시간마다 거처를 옮겨 다니고 있다. 그러나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12일 카이로에서만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며 시민 500만 명이 모였다. 15일도 대규모 시위가 카이로 도심에서 열린다. 우리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무함마드 수단 대변인#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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