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만으로… 첫 美대륙 횡단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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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임펄스, 샌프란시스코 출발… 65일만에 5650km 날아 뉴욕 도착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부 뉴욕까지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태양광 에너지만을 사용해 다섯 차례로 나눠 비행기로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평균 시속 53.3km로 총 105시간 41분 동안 5650km를 날았다. 6일 오후 11시 9분 미국 뉴욕 JFK공항에는 워싱턴에서 출발한 지 18시간 23분 만에 비행기 한 대가 도착했다. 통상적인 여객기는 1시간가량 걸리는 거리였다.

앙드레 보르슈베르크와 베르트랑 피카르가 교대로 조종석에 앉아 횡단비행을 한 비행기는 1만1628개의 태양전지판이 달린 1인승의 ‘솔라 임펄스 HB-SIA’(사진). 솔라 임펄스는 두 사람이 주축이 돼 2003년부터 시작한 태양광비행기 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솔라 임펄스는 5월 3일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피닉스 댈러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등을 지나 이날 65일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이번 미국 대륙 횡단은 모두 5개 구간으로 나눠 이뤄졌으며 구간당 24시간 이내로 비행했다. 비행하지 않는 기간에는 비행기를 정비하거나 청정기술과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자리를 마련했다. 때로는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비행하지 못하고 대기하기도 했다.

솔라 임펄스는 태양열만을 이용해 4개의 프로펠러를 작동시킨다. 비행기의 날개와 꼬리의 수평미익(水平尾翼)에 부착된 1만1628개의 태양전지판이 태양열을 모아 비행에 필요한 동력이 만들어진다. 태양전지판을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는 날개에 부착된 400kg의 리튬이온배터리에 충전돼 태양이 없는 밤에도 비행이 가능하다. 날개의 길이는 63m로 에어버스 A340 여객기와 같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무게는 1.6t으로 만들었다. 물건을 가득 채운 A340의 무게는 370t에 이른다.

이번 대륙 횡단에서 솔라 임펄스는 ‘유인 태양광비행기’로는 최장거리 비행기록을 세웠지만 난기류에 약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피카르는 “청정기술과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봄에는 솔라 임펄스를 더 개량해 5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 수 있는 태양광비행기로 세계일주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태양열#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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