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비워라”… 터키 시위대 강제진압 곳곳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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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2시간만에… 시위대 “수백명 부상”

잠시 잦아드는 듯했던 터키의 반(反)정부 시위가 15일 전격적인 경찰의 강제해산으로 재점화됐다. 터키 경찰이 이날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이스탄불 탁심광장의 게지공원을 점령한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키자 시위 참가자들이 시내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터키 경찰은 게지공원에 모인 수천 명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강제 해산했다. 이번 해산작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이날 시위대에 “16일까지 게지공원에서 나가지 않으면 진압하겠다”고 경고한 지 2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루탄 연기에 놀라 급히 대피했으나 이 과정에서 무장 경찰의 진압으로 부상자가 상당수 발생했다.

특히 터키 경찰은 부상을 입고 상처를 치료하려고 인근 호텔로 들어간 시위대까지 쫓아가 구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정부 측은 부상자가 29명이며 이 중 중상자는 없다고 발표했으나 시위대는 수백 명이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시위의 주축인 탁심연대는 “명백히 야만적인 공격이자 전쟁 같은 진압”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탁심연대는 당초 16일 시위기간에 사망한 사람들의 추도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장의차량의 탁심광장 진압을 막아섬에 따라 향후 이스탄불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추가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이후 2주 넘게 계속된 이번 시위와 관련해 14일 에르도안 총리와 탁심연대 대표단의 간담회 때만 해도 곧 끌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게지공원 재개발 계획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시위대 강제탄압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사태가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크다. 그간 터키가 이슬람 민주주의 및 경제성장의 역할 모델이라며 치켜세웠던 미국 등 서방국들은 시위 강경 진압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떡볶이#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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