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무기금수 해제 후폭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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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부군에 미사일 공급” 이스라엘 “공습 불사” 맞불
동서 대리전으로 번지나

유럽연합(EU)이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자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에 지대공 미사일 판매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미사일 기지 공습 불사’를 경고했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러시아 대사는 28일 “러시아는 시리아에 S300 지대공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한 2010년 계약을 지킬 것”이라며 “러시아는 국제법에 맞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도 “S300 미사일은 시리아 내전에 외부 개입을 막고 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S300은 시스템 특성상 불법 무장세력에 의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U가 시리아 반군을 위한 무기 지원의 길을 연 지 하루도 채 안 돼 러시아가 우방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 공급 방침을 확인하고 나선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지난달 유엔에서 채택된 무기거래조약(ATT)에 따르면 국가가 아닌 조직에 무기를 공급하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자체가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EU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이 발끈했다.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아직 미사일이 인도되지 않았고 러시아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며 “만약 미사일이 시리아에 도착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언론은 이 발언이 미사일 기지를 공습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이례적으로 러시아를 겨냥한 군사행동까지 경고하는 등 시리아 내전이 ‘동서 대리전’ 성격의 역내 분쟁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러시아#이스라엘#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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