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중년女 만나는 크루즈 여행, 젊은 男에게 인기

"괜찮은 연상녀를 만나면, 그야말로 대박 터지는 거지!"

잘생긴 젊은 남성이 경제력을 갖춘 싱글 중년 여성, 이른바 '쿠거(cougar)'를 만날 수 있는 '쿠거 크루즈' 여행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일 미국 NBC뉴스는 연하남과 연상녀의 즉석 만남을 주선하는 쿠거 크루즈 여행을 꾸준히 다니고 있는 '쿠거족' 에이미 루나 만데리노 씨(47)의 이야기와 함께 쿠거 크루즈 여행의 현 추세에 대해 소개했다.

만데리노 씨에 따르면, 쿠거 크루즈에서 만난 한 연하남은 "나와 내 친구들은 이곳에서 괜찮은 연상녀를 만나는 것이 '잭폿'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남성이 미모와 능력, 풍부한 경험에 자신감까지 갖춘 40대 이상의 여성을 만나는 걸 큰 행운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쿠거 크루즈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싱글스 트래블 컴퍼니(Singles Travel Company)의 앤 토머스 씨는 가장 최근 판매한 여행 상품에 남성 30명, 여성 25명이 참가해 남성 참가자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토머스 씨는 "남성 참가자의 연령대는 25~35세이며, 여성은 주로 40대 중반 이상"이라며 "여성 참가자 중에는 60대와 70대 초반 참가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여행상품을 공동 개발한 싱글 전문직 단체(Society of Single Professionals)의 운영자 리치 고스 씨도 "쿠거 크루즈 여행 상품에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스 씨는 "우린 가능한 5대 5로 남녀 비율을 맞추려 하고 있지만, 쿠거를 충분히 모집하는 데 성공한 적이 없다"면서 "싱글 중년 여성이 연하남을 적극적으로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능력 좋은 중년 여성 중에는 스스로 쿠거라고 정의하는 걸 원치 않거나 쿠거 크루즈에 참여하길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연하남을 택하라. 고를 남자도 많고 나이 든 남자를 만나는 것보다 데이트의 질이 훨씬 더 높다"고 홍보했다.

연하남이 중년 여성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년 여성은 연하남이 뭘 원하는지 잘 알고, 만나면서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남성이 데이트 중인 젊은 여성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젊은 여성은 어린아이처럼 밀고 당기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하고 미숙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연하남을 찾기 위해 크루즈에 탑승하는 쿠거들은 어떤 여성일까?

만데리노 씨는 "분명 술꾼에 보톡스로 얼굴을 탱탱하게 만든 쿠거들도 있다. 하지만 지극히 '정상'이면서 능력 있고 자신감 넘치며 교육 수준이 높고 세련된 쿠거들도 있다"고 말했다.

만데리노 씨는 2010년 크루즈 여행에서 만난 연하남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던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데이트를 했던 연하남이 여행이 끝난 후 찾아와 청혼을 했다"면서 "하지만 서로 생각하는 가치 등이 달라 프로포즈를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2009년 첫 번째 쿠거 크루즈 상품을 선보인 싱글스 트래블 컴퍼니는 올해 12월 출발하는 일곱 번째 쿠거 크루즈 상품의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크루즈에 탑승한 연상녀와 연하남들은 매일 밤 선상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춤을 추고 스파를 즐기는 등의 시간을 보낸다.

12월 6일 미국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에서 출발해 바하마의 코코 케이와 나소를 방문하는 3박4일 일정의 이 상품은 339~568달러(약 38만~6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쿠거라는 용어는 북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맹수 쿠거의 강한 자존심과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성격이 30대 이상 고소득 여성들의 특성과 비슷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쿠거족과 사귀는 젊은 남성은 '맹수의 새끼'라는 뜻에서 '컵(cub)'이라 불린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