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동성애자 뉴욕시장 나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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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시의회의장 출마 선언… 여론조사서 압도적 선두
2012년 동성애 결혼 최대 변수

미국 뉴욕에 정치 기반을 두고 있는 두 여성 정치인이 미국 정치사를 새롭게 쓸 기세다. 차기 뉴욕시장으로 유력한 크리스틴 퀸 뉴욕시의회 의장(47)과 차기 1순위 미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6). 두 정치 여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퀸 의장은 10일 그의 인생 기록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 등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맨해튼에서 직접 뉴요커들과 악수하면서 차기 뉴욕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올해 말로 12년간의 시장 근무를 끝낸다. 4년 임기의 뉴욕시장은 두 차례까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퀸 의장이 차기 뉴욕시장에 오르면 뉴욕의 첫 여성 및 동성애자 시장이 된다. 미국 대도시에선 지금까지 여성 시장이 나온 적이 없다. 그는 지난해 11월 변호사인 킴 캐털로(여)와 결혼식을 올려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그는 가장 유력한 뉴욕시장 후보다. 정치여론조사에서 신뢰도가 높은 코네티컷 주 퀴니피악대의 지난달 말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뉴욕시장 지지도에서 37%의 지지를 얻었다. 존 류 뉴욕 시 감사원장 등 다른 잠재적 후보 3명의 지지도를 합친 것보다 많은 독보적 1위였다.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가 필요 없는 40% 고지에 곧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의 유력한 뉴욕시장 후보인 조지프 로타 전 뉴욕 시 교통공사 사장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63% 대 19%의 압도적인 차이로 대승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99년부터 뉴욕시의회 의장을 맡고 있어 뉴요커들에게 친숙한 그는 이날 출마 선언에서 “뉴욕을 중산층이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5분짜리 동영상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부친과 자신이 16세 때 암으로 세상을 떠난 모친을 언급하며 서민층으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 역정을 강조했다고 NBC는 전했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인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대목이 향후 선거 유세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동안 퀸 의장을 차기 뉴욕시장 후보로 밀었던 블룸버그 시장이 지난해 말 클린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뉴욕시장 출마를 권유했다는 사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무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2001년∼2009년 1월 뉴욕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블룸버그 시장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오래전부터 수차례 대선후보로 거론된 그는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벌써부터 떠오르고 있다. 향후 뉴욕시장에 출사표를 낼 수도 있지만 당장은 내심을 비칠 필요가 없는 ‘꽃놀이패’를 가진 셈이다. 역시 퀴니피악대가 8일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45%를 얻어 유력한 공화당 대선주자인 크리스 크리스틴 뉴저지 주지사(37%)를 크게 앞섰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뉴욕시장#크리스틴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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