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하는데 딱 15초 걸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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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저격수 처음으로 입열어 “퇴역후 실업자 신세 전락”

“그의 이마에 세 발을 명중시켰다. 사살하는 데 걸린 시간은 15초 남짓이었다.”

2011년 5월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직접 저격한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요원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시사 잡지 에스콰이어 3월호 인터뷰에서 “작전 당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라덴의 은신처 3층에서 그를 처음 발견한 순간 그는 가장 젊은 부인 아말을 방패삼아 앞에 세우고 바로 옆 선반에 있는 AK-47 소총을 집으러 가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 저격수는 “나는 그가 자살하지 않도록 머리에 총을 쏴야 했다”며 “그가 나를 바라보는 찰나 그의 이마를 향해 두 발을 쐈다. 빵빵”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총격을 할 때 빈라덴이 쓰러졌다. 나는 확인 사살을 위해 같은 곳에 한 번 더 쐈다. 빵”이라고 덧붙였다.

저격수는 “빈라덴은 혀가 앞으로 빠져나온 채 죽어 갔으며 나는 그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을 지켜봤다”며 “이 모든 일이 15초 만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팀에서 5, 6번째 위치인데 동료들이 다른 방을 수색하는 동안 자신만이 홀로 빈라덴과 마주쳤다고 회고했다.

이 저격수는 빈라덴 사살 뒤 소속팀 다른 동료들이 인터뷰를 하고 책을 낸 것과는 달리 자신은 언론 접촉을 꺼린 것에 대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알카에다의 보복 살인 공포 때문에 두렵다”며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욕조에 숨어라’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잡지 인터뷰에서도 이름을 밝히는 대신 ‘저격수’로 불렸으며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9월 16년간 복무한 네이비실에서 퇴역한 뒤 건강보험도 없는 실업자 신세”라며 빈라덴을 사살한 미국의 영웅에서 생계 곤란을 겪는 처지로 전락한 것을 한탄했다. 그는 “근무 연한 20년을 채우지 못해 연금도 받지 못한다”며 “아내와 이혼했지만 돈을 아끼느라 아직 한집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채널A 영상] 빈 라덴 마지막 은신처 결국 철거



#빈라덴#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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