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항 통해 밀반입… 15개월간 138억원 적발
美선 3년간 53억원 들통… 中 불황-위안화 강세가 원인
작년 6월 캐나다 국경관리국의 클레런스 로 씨는 밴쿠버 공항으로 입국하던 한 중국인 남자를 현금 밀반입 혐의로 붙잡았다. 그가
소지한 지폐는 미국달러와 캐나다달러를 모두 합쳐 17만7500달러(미국달러 기준·약 1억8800만 원). 지갑과 호주머니가
100달러짜리로 터질 듯했다. 옷가방의 안감 밑에서도 달러 뭉치가 발견됐다. 하지만 그가 당국의 조사 이후 공항을 빠져나갈 때
현금 미신고 혐의로 낸 벌금은 2500달러(약 265만 원)로 밀반입 현금의 1.4%에 불과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 국가로 거액의 외환을 밀반출하는 중국인이 줄을 잇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캐나다 당국에 따르면
2011년 4월부터 작년 6월까지 중국인이 토론토와 밴쿠버 공항에서 현금 미신고 혐의로 적발된 규모는 1300만 달러(약 138억
원)다. 같은 기간 해당 공항에서 걸린 현금 밀반입 총액의 59%에 이른다.
중국인들이 미국으로 현금을
밀반입하는 사례는 캐나다에서보다는 덜한 편이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약 500만 달러(약 53억 원)가 적발됐다. 전체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가별 순위로 보면 다른 나라의 2배 이상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현금 1만 달러 이상을 소지한 채 입국하면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개인의 현금 반출을 연간 5만 달러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이 외화를 몰래 빼돌리는 이유는 자녀 교육, 깨끗한 환경 선호, 구시대적 정치문화 등이 결합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주가 폭락과 함께 위안화 강세가 밀반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위안화를 달러로 바꾸면
예전보다 많은 돈을 손에 쥘 수 있어서다. 미국보다 캐나다로 반입이 느는 건 캐나다가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에 상대적으로 관대하고
개인 투자를 장려할 뿐 아니라 밴쿠버 등지에 중국인이 많아 적응이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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