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 환율이 새해 첫 거래일부터 크게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하면서 107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로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구두개입에 나서며 환율 급락세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원(0.66%) 하락한 1063.5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70원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9월 5일(1068.8)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루 변동 폭으로도 지난해 9월 14일(11.2원 하락) 이후 최대 폭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에 민감한 원-엔 환율(100엔당)도 오후 4시 현재 1217.77원까지 떨어져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날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미국 재정절벽 협상의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유입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올 4분기(10∼12월)에 원-달러 환율이 1000∼1050원대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등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하락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수출 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원-달러 환율 손익분기점은 대기업이 달러당 1059원, 중소기업은 1102원 수준이다.
이날 환율이 급락하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절벽 문제가 해소되면서 외국 자본 유입과 함께 환율 등의 쏠림 현상이 걱정된다. 적극적이고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말로 사실상의 구두개입에 나섰다.
한편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 따른 상승 기대감으로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종가 대비 34.05포인트(1.71%) 급등한 2,031.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030 선을 넘은 건 지난해 4월 3일(2,049.28) 이후 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55% 오른 157만60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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