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기 외교부장 유력한 장즈쥔 “北 지도자, 한반도 평화 도움될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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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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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책 3원칙 가운데 지역 안정을 가장 우선시”

중국 외교부 장즈쥔(張志軍·사진) 상무 부부장(차관)이 북한 지도자에게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는 정확한 판단을 해 달라고 이례적으로 따끔한 충고를 해 주목된다. 장 부부장은 양제츠(楊潔지) 현 외교부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장 부부장은 이날 ‘중국의 외교정책’을 주제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포럼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들(북한 지도자들)이 지역의 평화, 안정 수호에 도움이 되는 정확한 판단 및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독립 주권국인 조선(북한)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는 조선 지도자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부부장의 이날 발언은 한반도 정세가 더욱 악화될까 우려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대북 추가제재에 부정적 입장이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와 관련해 여러 경로로 중국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부부장의 이날 발언 중 주목되는 부분은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 한반도 비핵화, 관련국들의 관심사 해결이라는 한반도 정책 3원칙 가운데 한반도의 안정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가 한반도 정책에서 여러 차례 안정을 강조했지만 핵심 당국자의 입으로 재확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상황에 따라서는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장 부부장은 이어 중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관련국들과 밀접한 소통을 유지해 가는 가운데 이 문제의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국들이 한반도에서 번갈아가며 정세를 악화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장 부부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 양측이 냉정하고 다시 한번 냉정하고, 자제하고 다시 한번 자제하기를 강력히 호소한다”며 “(한반도) 7000만 동포의 안위를 중요하게 생각해 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om
#중국#장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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