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최후 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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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타결 가능성은 낮아… 가이트너 “美디폴트 위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대치를 거듭하고 있는 재정절벽 협상이 27일 재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을 위해 하와이 휴가를 하루 단축해 이날 오전 백악관에 돌아왔으며 의회도 성탄절 휴회를 마치고 개원했다.

양측은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연내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협상이 계속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은 세금을 올리는 소득계층의 기준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소득자는 모두 증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최근 40만 달러로 상향된 타협안을 제시했다. 공화당은 ‘증세 절대 불가’를 외치다가 최근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100만 달러 이상 최상위 소득자로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공화당 내부의 반대에 부닥쳐 하원 표결에 부치지도 못했다.

양측이 재정절벽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면 납세자 세율 인상, 정부 지출 삭감, 실업자 수당 축소 등 미 경제 전반에 엄청난 타격이 오게 된다.

마감을 불과 나흘 앞두고 포괄적인 해법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가장 중요한 세금 감면 시한을 한두 달 정도 일시적으로 연장하는 ‘스몰 딜’에 합의한 후 내달 초 의회가 새로 구성되면 본격적으로 재정절벽 협상을 다시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26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부채 상한선을 2000억 달러 정도 끌어올려 채무 한도 도달 시점을 2개월 정도 뒤로 늦추는 비상조치를 취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다만 재정절벽으로 인해 내년 세제 및 재정정책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비상조치 효과가 언제까지 갈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그는 “미국 국가부채가 31일로 16조3940억 달러의 법정 한계선에 도달한다”라며 “특별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미 정치권이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연말 미국 경제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가부채 채무 한도는 내년 2월 정도에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이날 가이트너 장관의 전격적인 통보로 의회는 재정절벽 협상과 함께 부채한도 상향 조정 협상까지 서둘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8월 의회와 오바마 대통령은 벼랑 끝 협상을 벌이다가 국가 디폴트 시한에 임박해 부채 한도를 가까스로 상향 조정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재정절벽#오바마#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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