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대나무를 주제로 한 시집에 서문을 보낸 함의에 대해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신화(新華)통신은 22일 출판된 시집 ‘뤼주선치(綠竹神氣)’에 장 전 주석이 서문을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뤼주선치는 진나라 때부터 현대까지 나온 대나무 관련 시 100편을 엮은 것.
중국 관영 매체가 지난달 15일 지도부 교체 이후 장 전 주석의 동정을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전 주석은 그동안 출판기념회 참석이나 서문 제공 등 ‘출판 정치’를 통해 건재를 과시해 왔다. 이번에도 그런 연장선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새 정권에서도 유지되고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집이 대나무만을 주제로 했다는 것도 장 전 주석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대나무에 빗대 중국 정계에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강조한 셈이다.
그는 서문에서 “예전 문사와 시인들은 생명력이 강하고 굳은 기질을 갖고 있는 대나무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밝히는 경구를 지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에는 장 전 주석이 지은 ‘칠률·원죽(七律·園竹)’이라는 시와 함께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판교(鄭板橋·1693∼1765)의 ‘죽석(竹石)’도 들어 있다.
신화통신은 다른 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죽석의 원문을 기사에 모두 소개해 이번 시집이 시 총서기의 개인 취향을 반영했음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기사의 제목으로 ‘장 전 주석이 뤼주선치를 위해 서문을 지었다’고 해 장 전 주석의 동정에 비중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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