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국민배우 드파르디외 ‘세금 망명’… 벨기에 외교-佛총리 신경전으로 번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3시 00분


“佛정부 잘못” vs “옹졸한 처사”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사진)의 ‘세금 망명’이 프랑스와 벨기에 간 신경전으로 번지는 등 파장을 낳고 있다.

디디에 렝데르 벨기에 외교장관은 18일 프랑스 RTL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드파르디외의 국적 포기 결정은 전적으로 프랑스 정부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렝데르 장관은 “(정치권이) 드파르디외를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며 “정부는 자국민들이 나라를 떠날 때에는 왜 그렇게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렝데르 장관은 이날 르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벨기에 스포츠 스타들도 세금을 피해 모나코로 이주하지만 벨기에 정부는 불만이 없다”며 “(정치권이) 프랑스 시민인 드파르디외에게 사용하는 언어의 수위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드파르디외가 국적을 신청하면 벨기에는 거주의 자유가 있는 유럽연합(EU) 시민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지지한 드파르디외가 연소득 100만 유로가 넘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 사회당 정부의 ‘75% 슈퍼소득세’에 반발해 벨기에에 집을 구입하고 거주지를 옮길 뜻을 밝히자 프랑스 정부가 비난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드파르디외의 ‘세금 망명’설이 알려지자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총리는 “옹졸한 처사”라고 비판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사람은 윤리적으로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파르디외는 16일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내 여권과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의료보험카드를 반납하겠다”며 국적 포기의 뜻을 밝혔다. 그는 “2012년에만 소득의 85%를 세금으로 냈고 45년 동안 1억4500만 유로(약 2047억 원)의 세금을 냈다”며 “세금 때문에 프랑스를 떠난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모욕당하지는 않았다. 총리 당신은 뭐냐”고 반발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드파르디#세금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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