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사상최대 3000억원 내부자거래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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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매니저 기소… 업계 거물 코언도 연루

미국 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억7600만 달러(약 3000억 원)에 이르는 미 사상 최대 규모의 주식 내부자 거래를 적발했다. 미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인사까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월가는 향후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뉴욕 남부지검 프릿 바버라 연방검사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내 대표적인 헤지펀드인 SAC캐피털의 자회사인 인트린식인베스터의 전 포트폴리오 매니저 매슈 마토마를 주식 내부자거래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SEC는 인트린식인베스터와 마토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맨해튼 연방법원에 냈다.

이전까지 적발된 가장 큰 내부자 거래는 라지 라자라트남 전 갤리언그룹 헤지펀드 회장이 주도한 사건으로 7200만 달러(약 780억 원) 규모였다. 매킨지 회장을 하며 인도 출신으로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고 평가받아왔던 라자트 굽타 전 골드만삭스 이사까지 이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당시의 약 4배 규모다.

검찰과 SEC에 따르면 마토마 매니저는 2008년 7월 제약회사인 엘런과 와이어스가 진행하는 알츠하이머 약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실험에 참가한 미시간대 시드니 길먼 전 의대 교수에게서 사전 입수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다. 길먼 교수는 결과가 대중에 공개되기 2주 전 “부정적”이라고 마토마에게 알려줬고 마토마는 두 회사 주식 7억 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SEC 로버트 쿠자미 국장은 성명에서 “미공개 정보로 내부자거래를 일삼는 다른 펀드매니저들에게 이번 사건이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사건에 미 헤지펀드의 거물인 SAC캐피털 창업자 스티브 코언이 연루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관련된 헤지펀드 두 개의 소유자로 내부 정보에 근거해 많은 거래를 승인했고 회사 내 애널리스트들이 마토마와 다른 견해를 피력하면 듣지 않고 묵살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증권거래위원회#SEC#월가#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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