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치권 총선준비 부산… 국정 사실상 마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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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5곳 줄이는 법안, 16일 중의원 해산前 처리… 민생 챙기기는 뒤로 밀려
탈당계 낸 민주의원 6명 수리되면 단독과반 붕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16일 중의원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가 지난 15일 정계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여야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회담을 열어 중의원 의원 정수 삭감 법안을 16일 통과시키기로 했다. 각 정당은 공약 준비와 후보 공천을 서둘렀다. 정당 지지율이 10%대에 불과한 민주당을 탈당하는 의원도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권이 ‘그들만의 전쟁’을 준비하는 동안 일반 국민은 울상을 짓고 있다. 각종 민생정책이 모두 멈췄기 때문이다.

○ 후보 공천에 급박한 정치권

민주당 자민당 공명당의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소선거구 5곳을 줄이는 법안을 중의원 해산 전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노다 총리는 소선거구 5곳과 비례대표 의원 40명을 줄이는 것을 중의원 해산 조건의 하나로 내걸었다. 자민당은 비례대표 의원 40명 감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과 국회의원 정수 삭감을 주요 업적으로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소비세 인상으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대신 의원들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각 정당은 총선 후보 선정에 들어갔다. 집권 민주당은 소선거구 300곳의 후보를 대부분 결정했다.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업적과 정책을 홍보하는 TV 광고도 내보낸다. 광고에 노다 총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내각 지지율이 바닥이어서 총리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조기 총선에 대비해 14일 공천 후보인 선거구 지부장 276명을 확정했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일본유신회는 17일 80명 이상의 1차 후보 공천을 발표하기로 했다. 지역 정당인 감세일본(나고야)은 14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태양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군소정당은 노다 총리의 전격적인 중의원 해산, 조기 총선 발표에 ‘당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후보를 선정하고 선거조직을 구성하는 데 한 달에 불과한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떠나는 의원도 줄을 잇고 있다. 15일 야마다 마사히코(山田正彦) 전 농림상이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노다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발표 이후 6명이 탈당 의향을 밝혔다. 탈당계가 모두 처리되면 민주당 의원 수는 238명으로 단독 과반(240명)이 무너진다.

○ 민생은 외면

선거바람이 불면서 국정이 마비되고 있다. 노다 총리는 이달 말까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마련하라고 내각에 지시했지만 중의원 해산으로 재원을 마련할 길이 사라졌다. 정부는 탈(脫)원전 여부를 가늠할 ‘중기 에너지 기본정책’의 수정을 미뤘다.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유보했다.

내각이 12월 말까지 짜는 내년도 예산편성 작업도 멈췄다. 정권이 바뀌면 예산의 틀도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외교에도 차질이 생겼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15일부터 일본을 공식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총선을 의식해 일정을 연기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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