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거짓말, 그리고 Gmail”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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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연루 4명 모두 이용… 구글 운영 美 ‘국민 e메일’ 보안 취약해 추문 들통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불륜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들은 죄다 구글이 운영하는 웹기반 e메일 서비스인 ‘G메일’을 사용했다. 퍼트레이어스-폴라 브로드웰, 브로드웰-질 켈리, 켈리-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모두 G메일로 은밀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가 들통이 났다.

G메일은 미국 인터넷 이용자의 70%가 사용하는 ‘국민 e메일’. 인터넷 포털이 제공하는 e메일 서비스가 대부분 그렇듯이 G메일 역시 보안이 취약하지만 무료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사용한다. ID와 비밀번호만 공유하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G메일에 접근할 수 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브로드웰은 불륜의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익명의 G메일 계정을 개설한 후 ID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며 ‘드래프트’로 불리는 보내지 않은 편지함에 메시지를 남겨놓는 방식으로 서로 연락을 했다. 브로드웰은 익명의 G메일 계정을 이용해 켈리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추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라는 영화 제목에 빗대 이번 스캔들을 ‘섹스, 거짓말, 그리고 G메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기밀정보를 다루는 군과 정보당국 책임자들이 보안이 취약한 개인용 e메일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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