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중 극우는 이시하라… 그 다음은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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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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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극우 3인방 살펴보니
“이시하라, 미국에도 NO”… “아베, 현실성에서 앞서”… “하시모토, 즉흥발언 많아”

“핵무기가 없으면 할 말을 못한다.”(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소형 핵무기를 최소한, 전술적으로 보유하는 것은 헌법상 금지돼 있지 않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재다.”(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 정계의 ‘극우 3인방’으로 불리는 이시하라 전 도쿄도지사, 아베 자민당 총재,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일본 정국을 주도하는 이들의 아슬아슬한 발언에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나카노 간세이(中野寬成) 전 국가공안위원장은 5일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시하라 전 지사를 겨냥해 “늙은이의 불장난을 그만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들 3인방의 극우 성향에도 농도 차이가 있다. 아사히신문 계열 시사주간지인 ‘아에라’ 최근호는 이들에 대한 극우 진영의 평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단체인 잇수이카이(一水會)의 기무라 미쓰히로(木村三浩) 대표는 우익성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이시하라(80점)-아베(75점)-하시모토(40점)’ 순으로 평가했다. 기무라 대표는 이시하라 전 지사가 미국에도 ‘노(No)’라고 해야 한다는 등 자주 독립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시모토 시장에 대해서는 “즉흥적인 발언이 많다”며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회장 출신인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 교수는 ‘아베(100점)-하시모토(70점)-이시하라(60점)’ 순으로 평가했다. 야기 교수는 아베 총재에 대해 “지난번 총리 재임 때는 한꺼번에 개혁하려다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현실적으로 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모토 시장에 대해서는 “탈(脫)원전을 주장하는 등 이상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시하라 전 지사에 대해서는 “국정 운영의 중심에 있었던 적이 없다. 반대 의견을 말하는 ‘의견꾼’ 역할이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들 3인방은 각론에서 적지 않은 생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헌법개정. 이시하라 전 지사는 연합군 최고사령부(GHQ)가 만든 현행 평화헌법이 “역사적으로 무효이며 즉시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하시모토 시장과 아베 총재는 헌법 파기에 부정적이다. 이들은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해야 한다”며 헌법 9조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영토 문제에서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자위대를 주둔시키자고 주장하는 이시하라 전 지사가 초강경파로 분류된다. 하시모토 시장은 독도의 한일 공동관리를 주장해 우익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말과 행동이 엇갈린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매년 8·15에 참배하면서도 “전범을 추도할 생각은 없다. 마음속으로 전범은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베 총재는 “총리 재임 시절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이다”라면서도 총리 취임 뒤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중-일, 한일관계가 이런 상태인 만큼 말씀드리지 않는 편이 낫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하시모토 지사도 “협의한 뒤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우익#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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