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2014년 분리독립 국민투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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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정부, 英 캐머런 총리와 합의… 필리핀 정부-반군, 평화협정 서명

영국과 스코틀랜드가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을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수장인 앨릭스 샐먼드 제1장관(자치의회 여당 대표)은 15일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서 만나 국민투표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국민투표는 2014년 가을에 실시된다. 2014년은 스코틀랜드의 영웅 로버트 브루스가 이끈 스코틀랜드군이 잉글랜드군을 격파한 배넉번 전투가 벌어진 지 700주년이 되는 해다. 16세 이상의 스코틀랜드 거주민은 누구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유권자는 약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지의 질문 내용은 완전 독립과 자치권 확대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독립에 대한 찬반만 묻는 것으로 정리됐다. 샐먼드 제1장관은 “국민투표 합의안은 스코틀랜드 독립을 향한 중요한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마이클 무어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은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일부로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가 매년 300억 파운드(약 53조4700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어 분리 독립하면 재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장 큰 논란인 북해의 200억 배럴 상당의 석유와 가스 소유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8일 공개된 TNS-BMRB 여론조사에선 28%만이 분리 독립에 찬성했다. 잉글랜드로부터의 독립 항쟁을 되풀이해 온 스코틀랜드는 1707년 영국에 통합됐다. 현 여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1930년대부터 독립을 주장해 왔다. 스코틀랜드 국민투표는 유럽 경제위기와 함께 스페인 카탈루냐,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 등에서 일고 있는 분리 독립 움직임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필리핀 정부와 최대 이슬람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15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MILF 지도자 무라드 에브라힘이 참석한 가운데 분쟁 종식과 이슬람 자치지역 신설을 골자로 하는 ‘기본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역사적인 평화협정 서명으로 40년간 17만 명의 희생자를 낸 분쟁은 일단락되고, 반군의 거점이었던 민다나오 섬을 중심으로 한 필리핀 남부에는 필리핀 국토의 약 10%에 이르는 이슬람 자치지역인 방사모르 주가 설립될 예정이다. 자치주에는 남부 5개주와 2개 도시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과세권 등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모르 주가 신설되더라도 국방 안보 외교 통화정책은 필리핀 정부가 관장한다. 양측은 ‘15인 과도위원회’를 설치해 자치주 설립의 세부 내용을 마련한 뒤 2년 후에 관련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MILF는 1만2000명의 병력을 단계적으로 무장해제하는 절차를 밟기로 하는 한편 자치지역 신설과 관련해 필리핀 정부에 헌법 개정도 주문했다. 최종 협정은 의회 비준과 국민투표를 거쳐 아키노 대통령의 6년 임기가 끝나는 2016년 중반 이전에 공식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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