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트롱, 팀 동료들에게도 약물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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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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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反도핑기구 보고서

고환암을 이겨내고 세계 사이클 제왕으로 군림했던 랜스 암스트롱(41·미국·사진)이 ‘인간 승리’가 아닌 ‘약물 승리’의 상징으로 낙인이 찍힐 궁지에 몰렸다. 미국반(反)도핑기구(USADA)는 10일 암스트롱의 금지약물 사용과 도핑테스트 조작 기록에 대한 202쪽 분량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수년간 밝혀진 다른 어떤 사건보다 교묘하게 계획된 약물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암스트롱은 1996년 암 판정을 받은 뒤에 참가한 1998년 ‘투르 드 프랑스’ 대회부터 에리스로포이에틴(EPO) 등 근육지구력을 강화하는 금지약물 2∼4종을 사용했다. 자신의 혈액을 일정량 뽑아냈다가 다시 주사해 혈액이 운반할 수 있는 산소량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혈액도핑법도 함께 썼다. 암스트롱의 팀은 1999년부터 이 대회를 7연패했다.

이번 보고서는 “암스트롱이 약물 사용을 강요했다”는 전 소속팀 동료 11명의 구체적 증언 외에 예전 대회 혈액샘플 재검사 결과, 팀 닥터 등 약물 공급 담당자와 주고받은 금융결제 기록과 e메일을 제시했다. 암스트롱의 전처 크리스틴은 1998년 대회 때 사이클 팀이 복용한 호르몬제를 증거물로 제공했다.

CNN 방송은 “관계자 증언 외에 결정적 증거가 없어 2월 기소를 포기했던 연방검찰이 다시 조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암스트롱 측 팀 허먼 변호사는 “USADA가 담합에 근거한 일방적 마녀사냥으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암스트롱#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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