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규모 남중국해 상륙훈련 필리핀과 합동… 핵잠함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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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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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병력 1만4000명 투입… 中군함 7척은 일본 근해 통과

미국과 필리핀이 8일부터 열흘간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해역 인근에서 1만4000여 명의 육해공군 및 특수부대 병력을 동원하는 대대적인 연합 상륙훈련을 벌인다고 필리핀 마닐라스탠더드투데이가 5일 보도했다. 양국이 6000명 안팎의 병력을 동원해 매년 벌이는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 훈련보다 훨씬 큰 규모여서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은 이번 연합훈련에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해리어 전투기를 탑재한 상륙함 본홈리처드 등 함정 7척과 해병대 병력 2200명을 동원한다. 본홈리처드에는 전투기 외에도 수륙양용 장갑차와 경기갑 차량이 탑재됐다. 5일 필리핀 수비크 만에 도착한 함정들은 본격적으로 훈련 준비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4일 필리핀에 입항한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올림피아’도 이번 훈련에 합류한다.

필리핀은 육해공군과 특수부대 병력 1만2000여 명을 투입한다. 체리 틴더그 미 해병 공보관은 “양국의 군사적 협력관계를 한층 증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합 훈련 지역이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과 필리핀 양국은 이에 앞서 올해 4월에도 16일부터 27일까지 12일간 6800여 명의 병력이 참여한 ‘발리카탄’ 훈련을 실시했다. 양국 해군은 당시 상륙 훈련 외에도 석유 시추시설을 보호하고 재탈환하는 훈련을 함께 했다.

한편 중국 군함 7척은 4일 일본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宮古) 섬 사이 공해를 통해 동중국해에서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갔다고 일본 방위성이 밝혔다. 이곳은 센카쿠 열도에서 약 250km 떨어진 지역이다. 중국 군함들은 유도 미사일로 무장한 구축함 2척과 호위함, 보급함 등으로 구성됐다. 구축함 2척은 모두 중국 보하이(渤海)와 황해(서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 소속으로 파악됐다.

중국 해군함대가 태평양으로 빠져나간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만 최소 4번째일 정도로 최근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어서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일 간 센카쿠 영유권 분쟁 이후 미국이 핵 항공모함, 공격형 핵 잠수함 등을 중국 인근에 배치한 데 대해 중국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미국#필리핀 합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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