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승부 가른 ‘TV토론 이 장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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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P, 역대 화제 사례 소개

1984년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은 TV 토론회에서 ‘나이가 너무 많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상대 후보를 가리키며 “월터 먼데일 후보의 젊음과 무경험을 부당하게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자신의 약점을 꼬집는 질문에 유머를 섞어 상대의 장점과 약점을 동시에 드러낸 재치 있는 답변이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일 과거 미국 대선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두고두고 화제에 오르고 있는 TV 토론의 ‘결정적 장면’을 소개했다.

2008년 대선에서 낙선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지지한 에너지 관련 법안을 거론하면서 오바마 후보를 ‘저 사람(that one)’이라고 불렀다. 이 표현이 오바마 후보를 경멸한 것인지 그저 나온 말인지에 대해 언론의 논란이 벌어졌다.

2000년 대선후보 토론회에선 조지 W 부시 후보와 토론하던 중 앨 고어 후보가 깊은 한숨을 내쉰 게 화제를 모았다. 부시 후보와 토론하던 도중 나온 그의 한숨은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줬고 고어 후보는 개표 논란 끝에 5표 차로 낙선했다.

1992년엔 아버지 부시인 조지 부시 대통령이 빌 클린턴 후보와 토론하면서 자주 시계를 내려다봐 구설에 올랐다. 당시 청중 중 한 명이 ‘국가 부채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줬냐’고 질문하자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손목시계를 바라봤다. 이는 사안에 신중하게 접근한 클린턴 후보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고 부시 대통령은 낙선했다.

1988년엔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가 ‘만약 누군가 당신의 아내를 성폭행하고 살인했다면 그에게 사형을 내리는 것을 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잽싸게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즉각적인 대답은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요구한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지 못했고 그는 선거에서 졌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미국 대선#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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