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美영사관 습격은 계획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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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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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박격포 동원한 매복작전”… 현장 증언 보도
백악관 “테러공격” 말바꿔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사진)를 숨지게 한 11일 벵가지 영사관 습격사건이 반미 시위대의 난동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 공격이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일 “영사관 공격이 박격포까지 동원한 매복 작전이었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당시 영사관 공격은 폭도로 변한 시위대의 우발적 소행처럼 보였다. 하지만 영사관을 빠져나온 관리와 보안요원들이 피신한 안가(安家) 습격은 잘 짜인 군사작전임이 분명했다. 시위대의 흔적이 없던 오전 2시경 영사관에서 800m 떨어진 안가 주위로 무장 괴한들이 총성과 함께 세 방향에서 몰려들었다. 박격포는 안가의 지붕에 이어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입구를 정확히 조준했다. 안가에 있던 리비아 보안요원은 “비공개된 안가를 정확히 겨냥했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 일시에 공격한 점 등을 미뤄 명백한 매복 공격”이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공격을 주도했는지 미 대사가 상주하지 않는 영사관을 목표로 삼은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 정부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가 연계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우발적 습격이라고 발표했던 미 정부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난폭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전에 계획됐다는 정보는 없다”던 것과 달라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리비아#미 영사관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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