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75% 과세가 국민 내쫓아”… “조세 도피 넘어 도덕 도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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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갑부 귀화신청 공방 가열… 올랑드 “2년내 경제 살릴 것”

프랑스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의 벨기에 국적 신청이 큰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9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살며 납세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내 행동에 어떤 정치적인 해석도 하지 마라”고 거듭 강조했다.

▶본보 10일자 A19면 참조… 슈퍼과세 반발? 佛 최고 갑부, 벨기에 국적 신청

그러나 좌파 정치권은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TF1 방송 인터뷰에서 “아르노 회장은 다른 나라 국적을 신청하는 게 뭘 의미하는지 숙고했어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특히 최고의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이 애국자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회당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의원은 “의회가 열리면 조세도피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겠다”며 “아르노 회장의 사례는 조세 도피를 넘은 도덕적 도피”라고 비판했다. 장뤼크 멜랑숑 좌파연대 대표는 “프랑스인 벨기에인 유럽인에게 수치”라며 “아르노는 기생충”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제1야당 대중운동연합(UMP)의 프레데리크 르페브르 의원은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그를 비난하지 마라”고 말했다. 장프랑수아 코페 UMP 사무총장은 “연 100만 유로(약 14억4489만 원) 이상 소득자에게 75%를 과세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가세했다. 온라인 댓글에는 “배우 에마뉘엘 베아르, 소설가 에리크 에마뉘엘 슈미트는 벨기에로 떠났고 조니 알리데이는 스위스로 떠났다. 오죽하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예술인들이 프랑스를 버리고 떠났겠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최근 지지도 추락으로 난관에 직면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2년 내에 프랑스 경제를 회생시키겠다. 이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 0.3%에 대해 “가까스로 제로를 넘어설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도 1.2%에서 0.8%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3 회계연도에 300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200억 유로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75% 슈퍼 과세안’에 대해 “2000∼3000명의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된다. 거액 연봉을 받는 프로축구 스타와 문화 예술 톱스타 등도 예외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프랑스#귀화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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