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2004년 공화 로라 부시 “매일 밤 잠못들며 전쟁 고민”“나는…” 1996년 민주 힐러리 클린턴 “의료제도-교육 개혁이 신념”
“남편이 매일 밤 백악관 잔디밭을 서성이며 이라크전쟁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제가 잘 압니다.”(로라 부시)
“미국이 누구에게나 동등한 의료와 교육 혜택을 주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힐러리 클린턴)
로라 여사와 클린턴 국무장관은 각각 2004년 공화당 전당대회와 199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인 남편을 위해 지지 연설을 했다. 내용과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로라 여사가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며 남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반면 클린턴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만큼 주목받는 부인의 연설은 크게 ‘남편 휴머나이저형’과 ‘마이웨이형’으로 나뉜다고 3일 분석했다. 연설 내용의 주인공이 ‘남편’이냐 ‘자신’이냐의 차이다.
후보 부인의 연설 전통은 194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위해 부인 엘리너 여사가 지지 연설을 하면서 시작됐다. 그 이후 대부분의 후보 부인은 남편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하며 여성 표심을 자극했다.
이런 휴머나이저 전통이 깨진 것은 1996년.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밥 돌 후보의 부인 엘리자베스 여사는 무대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공화당의 미래를 언급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이에 질세라 클린턴 장관도 그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연설을 했다.
지난달 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앤 롬니 여사는 신혼생활을 회상하며 남편 밋 롬니 후보가 ‘정 많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급진적 진보 이미지로 비쳤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했던 미셸 오바마 여사가 4일에도 남편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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