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해군력 대폭 증강 태평양서 美-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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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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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160조 원 투입 잠수함 24척-전함 51척 확보”


러시아가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잠수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태평양 인근의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고 미국도 중국의 팽창 억제를 위해 아시아지역 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만 군사력 경쟁에 뒤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북부의 아르한겔스크 주 세베로드빈스크에서 “2020년까지 4조5000억 루블(약 160조 원)을 들여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보레이(북극 바람)급’ 8척을 포함한 핵잠수함 24척과 현대식 전함 51척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에 배치될 보레이급 핵잠수함 3척은 이미 건조를 마쳤거나 마무리하는 단계다. 러시아는 2008년과 2010년 각각 건조를 마친 보레이급 핵잠수함 ‘유리 돌고루키’와 ‘알렉산드르 넵스키’에 대해서는 미사일 발사 시험과 운항 시험을 거의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고, 세 번째 보레이급 ‘블라디미르 모노마흐’도 거의 건조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러시아 유일의 핵잠수함 건조 전문 조선소 ‘세브마슈’에서 네 번째 보레이급 핵잠수함인 ‘크냐지 블라디미르(블라디미르 대공)’함 건조식에 참석했다. 푸틴은 건조식에서 “해군에 제공될 전함과 잠수함은 모두 러시아 내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며 보레이급 핵잠수함 도입으로 러시아의 핵 전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건조된 크냐지 블라디미르 함은 보레이급 핵잠수함의 성능을 개선한 보레이A급 생산 계획에 따라 건조하는 첫 번째 핵잠수함이다. 기존 보레이급 핵잠수함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불라바’를 16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데 비해 개량된 보레이A급 잠수함은 20기까지 탑재 가능하다. 불라바는 개별 조종이 가능한 핵탄두를 최대 10개까지 탑재하고 8000km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고, 고도와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것이 가능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를 뚫을 수 있다는 것이 러시아 측의 주장이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탑재 핵잠수함 부문에서 미국에 크게 뒤진 상태다. 미국은 탄도미사일을 24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18척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탄도미사일 12기를 장착할 수 있는 094형 진(晋)급 핵잠수함 2척을 실전배치하고 2척은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태평양#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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