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블랙아웃’… 수도 뉴델리 - 9개 주 3억7000만명 고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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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배전설비 낙후… 전력수요 급증 못따라가

인도 북부에서 30일 전력 과부하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발생해 수도 뉴델리와 9개 주의 주민 약 3억7000만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지역 기차 운행도 최소 300편 이상이 지연되거나 중단됐으며 뉴델리에서는 출근길 시민 180만 명이 전철 운행 중단으로 교통대란을 빚었다.

인구 약 12억 명으로 중국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의 경제대국인 인도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정전이 잦다. 이로 인해 산업 활동이 차질을 빚고 대도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인도는 30일 동부와 서부 지역은 물론이고 인근 부탄으로부터도 전력을 긴급 공급받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뉴델리와 북부 펀자브, 히마찰프라데시, 델리 등 9개 주에서 이날 오전 2시 32분(현지시간)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으며 오후 4시 34분까지 85%가 복구됐다고 인도 정부가 밝혔다.

인구 약 2100만 명의 뉴델리는 야간에도 섭씨 30도가 넘고 습도도 89%로 높아 정전으로 선풍기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많은 시민이 집밖으로 나와 잠을 설치며 더위를 식혔다. 출근시간에는 도로 신호등이 들어오지 않고 전철 운행이 중단됐다.

대형병원과 공항 그리고 대기업은 자체 비상 발전설비를 갖추어 놓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 큰 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가 자주 정전 사태를 빚는 것은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송배전 설비가 낙후된 것이 주원인이다. 인도는 석탄 화력발전으로 주로 전기를 얻는데 석탄 공급이 부족한 데다 원자력발전의 비중은 3%로 미미하다. 특히 올해는 우기(7∼9월)에도 가뭄이 심해 기온이 올라가 냉방기 사용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 도둑들도 많아 전기를 송배전하는 과정에서의 손실률이 50%에 이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앞으로 5년간 4000억 달러를 투자해 전력 공급을 크게 확충할 계획이다. 또 원자력발전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지만 지방단체의 반발 등으로 용지 선정이 늦어져 크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인도의 현재 전력생산 능력은 2억298만 kW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인도#블랙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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