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CNN, CEO 교체 통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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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논조 고집하다 3위 전락… 월턴 사장 “연말까지만 재직”

미국에서 24시간 뉴스전문 케이블 방송을 처음 시작해 세계적으로도 널리 시청되고 있는 CNN이 최근 시청률 하락으로 고전하면서 27일 전격적으로 사장 교체를 발표했다. 짐 월턴 CNN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지금 CNN은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사장직을 맡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월턴 사장은 2003년 CNN이 폭스뉴스에 처음 1위 자리를 빼앗겼을 때 사장에 취임한 후 연평균 수익이 10% 이상 증가하고 모바일 사업을 개시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시청률 1위를 탈환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2009년 MSNBC에까지 밀려 시청률 3위로 전락해 ‘CNN 위기론’이 제기됐다.

올 들어 시청률 격차는 더욱 확대돼 2분기(4∼6월) 프라임타임 CNN의 평균 시청자는 44만 명으로 20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MSNBC는 69만 명, 폭스뉴스는 179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지난달 케이블 상위 10개 뉴스 프로그램에서 CNN은 ‘앤더슨 쿠퍼의 360°’ 1개만이 오른 반면 폭스뉴스는 5개, MSNBC는 3개가 올랐다.

CNN이 고전하는 것은 보수-진보의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미국 정치 환경에서 사실 중심의 보도에 치중하며 중도적 논조를 고수하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CNN은 5월 대표 앵커인 존 킹의 저녁 뉴스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아침 뉴스에서 유명인 인터뷰를 강화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번 사장 교체 이후 대대적인 연쇄 경영진 인사와 프로그램 개편이 예상되지만 ‘중립 보도’라는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없이는 시청률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올 상반기 유로 인터넷판 구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종이 신문 구독자를 능가했다”고 밝혔다. 올 1∼6월 FT 온라인판 구독자 규모는 3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가 늘어났으며 종이 신문 구독자 29만9000명을 앞질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CNN#CEO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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