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출신? 저리 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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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피해 지역 사람들 맞선 퇴짜-전학생 왕따 많아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이 후쿠시마(福島)산 식재료와 과일을 기피할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출신 남성도 배우자감으로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후쿠시마 출신 여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2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 현 출신 남성이 다른 현 출신 여성에게 선을 신청하면 대부분 거절당하고 있다. 후쿠시마 시에 있는 결혼상담소 ‘스프링’은 매월 45명 내외의 후쿠시마 현 출신 남성에게 다른 현 여성과의 만남을 주선해 왔는데 지난해 원전 사고 이후에는 열 명 중 한 명의 맞선 성사도 힘들다. 여성들이 방사능 피폭 우려를 이유로 만남 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현 아이즈와카마쓰(會津若松) 시에서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한 남성(44)은 “아이즈 지역 방사선량은 도쿄와 비슷한데도 후쿠시마 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이 만남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학 간 학생들도 이지메(집단따돌림)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후쿠시마 시에서 와인 바를 운영하는 후지와라 유키코(藤原由紀子·가명·40)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도쿄로 이사를 가려 하는데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인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걱정이다. 먼저 도쿄에 이사를 간 이웃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도쿄 학생들이 전학 온 학생에게 ‘후쿠시마산(産)’이라고 부르며 놀린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후쿠시마#동일본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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