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최악 연쇄테러… 최소 107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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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공격 재개” 선포 하루 만에 전국 18곳서 27차례… 부상자도 214명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공격 재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23일 이라크 각지에서 폭탄테러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해 최소 107명이 숨지고 214명이 부상하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AFP통신은 “하루 110명이 희생된 2010년 5월 10일 연쇄테러 이후 사망자 수로는 최대 규모의 유혈 사태”라고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22일 인터넷에 30분짜리 육성 메시지를 올려 “미군과 (이라크) 정부에 새로운 공격을 개시해 지난해 잃어버린 거점을 되찾겠다”며 “모든 수니파는 종교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아들들을 전사로 보내라”고 선동했다. 알바그다디가 인터넷에 공격 메시지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미군이 철수한 뒤 이라크 현지에는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 경비를 위한 소수의 미군 병력만 남아 있다. 이로 인한 치안 공백을 틈타 종파 간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알카에다의 테러와 무고한 민간인의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차량폭탄테러, 군기지 습격, 검문소 매복 공격 등 테러 방식이 복합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새벽 이라크 동북부 우다임 지역의 군 기지에서는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군인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타지 마을에서는 폭탄테러로 17명이 숨진 뒤 부상자 구조 활동이 벌어지던 중 다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1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바그다드 시내 시아 구역에서도 차량폭탄테러로 16명이 희생되는 등 하루 동안 18개 지역에서 최소 27차례의 테러가 이어졌다. 북부 유전도시 키르쿠크에서는 최소 7건의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했다.

테러 공격이 이슬람교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이 시작된 지 3일 만에 일어나 피해가 더 컸다. 신자들이 기도를 위해 밤을 새우고 낮에 잠을 자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은 “테러는 대부분 군인과 경찰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차량정비소가 차량폭탄테러를 당했고 군 기지는 박격포 공격을 당했다. 알바그다디는 인터넷 공격 선포 메시지에서 “수감 중인 동료를 구해 내고 판사와 조사관 등 법원 관리들을 공격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22일에도 각지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 최소 20명이 숨지고 80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마흐무디야에서는 경찰서 등에서 일어난 3차례의 차량폭탄테러로 11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다쳤다. 바그다드 동남쪽으로 30km 떨어진 마다엔에서는 인파로 붐비는 시장에서 폭탄 2발이 터져 5명이 목숨을 잃고 14명이 부상했다.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도 시내 상가에 세워 둔 차량이 폭발해 4명이 죽고 28명이 다쳤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이라크#연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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